꽃처럼 강인하게, 은혜 속에 머물다

  • 김필노 권사님
    1933년 02월 21일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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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백일홍처럼, 어디서나 피어나는 아름다움

장미처럼 곱고 예쁘면서도 백일홍처럼 어디서든지 피어나는 모습이 제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영덕읍교회 김필노 권사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어린 시절의 뿌리, 삶을 키우는 힘이 되다

내 어린 시절은 영덕군 지품면 송천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어. 삼남삼녀, 우리 육남매 중에서 막내였지. 6살 쯤, 아버지가 외출하고 돌아오시면서 빨간 구두를 사와서 신겨주시던 모습이 기억이 나 . 우리 집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늘 이웃을 도우며 살았어. 어려운 이웃에게 곡식을 나눠주던 부모님의 모습은 지금도 내 가슴속에 남아 있어. 그런 집안 분위기 속에서 나도 자연스레 나누고 베푸는 삶이 몸에 배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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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기쁨, 세상을 여는 열쇠

나는 여섯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어. 당시에는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에 다니는 일이 쉽지 않았고, 나도 많이 배우지 못했어. 어릴 때는 그런 차별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배우지 못한 게 얼마나 아쉬운 일인지 깨닫게 되었지. 그래도 부모님과 형제들의 도움으로 한학을 통해 한문과 글을 조금 배울 수 있었어. 그 시절에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건 정말 귀한 일이었어. 내가 배운 글자를 통해 세상을 조금 더 알게 되었고, 그만큼 감사한 마음도 컸지. 배우는 기쁨을 알게 되면서, 나중에 내가 배운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글을 가르치고 배움을 나누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처럼 느껴졌어. 학교에 오래 다니진 못했지만, 내가 배운 소소한 지식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랐어. 배우고 싶었던 마음은 끝없이 간절했기에, 우리 자녀들에게만큼은 잘 가르치자 라는 마음이 컸어.


도움의 손길로 엮어진 이웃 사랑의 기록

나는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삶을 자연스레 배웠어. 우리 아버지는 늘 남을 돕는 데 앞장섰고, 우리 집에는 곡식이나 반찬을 빌리러 오는 이웃들이 끊이지 않았지. 아버지는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늘 웃으며 곡식을 나눠 주셨고, 그 모습이 내겐 강렬하게 남아 있어. 결혼 후에도 이 마음은 변하지 않았어. 시댁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일을 당연히 여겼고, 나 역시 작은 정성이라도 나누는 삶을 살고 싶었지. 나눌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마음만큼은 늘 풍족했어. 특히 교회 공동체와 함께할 때는 더욱 힘이 됐어. 김장 담그기나 구제 활동, 이웃 초청 전도 행사 같은 일들은 내게 큰 보람을 안겨줬어. 우리가 함께 나눈 작은 도움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따뜻해져. 나눔이란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내어주는 거라는 걸 배웠어. 그리고 신앙 안에서 나눔은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다시 세상에 돌려드리는 길이라고 믿어. 내가 남긴 작은 흔적들이 누군가의 삶에 좋은 씨앗이 되기를 늘 기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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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함께 쌓아올린 작은 기적들

나는 열여덟 살에 중매로 결혼했어. 결혼 당시에는 남편을 잘 알지도 못했고,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도 못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하지만 남편은 말수가 적고 온화한 성격으로 항상 나를 배려해줬고, 덕분에 나는 구남매가 함께 사는 큰 시댁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었어. 시댁에서의 삶은 분주하고 책임감이 컸지만, 사랑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들이 쌓여가면서 점점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 갔지. 결혼 후 우리는 다섯 명의 소중한 아이를 낳았어. 아들 하나와 딸 네 명, 모두가 내 삶에서 가장 큰 기쁨이자 자랑이야. 첫아들이 태어났을 때는 집안 전체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라. 모든 아이들이 착실하게 성장해줬고, 지금은 각자 자기 자리에서 훌륭히 살아가고 있어. 손자, 손녀들까지 보게 된 지금, 그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야. 물론 아이들을 키우는 건 쉽지 않았어. 경제적으로 부족할 때도 있었고,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겪을 때는 내 마음도 같이 아팠지. 하지만 내가 부모로서 줄 수 있는 건 결국 변함없는 사랑과 기도라는 걸 알았어.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고 성장해 나갈 때, 비로소 내 사랑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곤 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나는 그저 하나님께 감사하며, 내가 남긴 사랑이 아이들의 삶 속에서 아름답게 꽃피길 바랄 뿐이야.


믿음은 흔들리는 삶에 닻을 내리는 것이다.

내가 처음 교회에 발을 들인 건 결혼 후 30대 초반이었어. 사실 시댁에 오기 전에는 절에 다니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신앙이라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어. 그러던 중 남 목사님의 권유로 영덕읍교회에 나가게 되었지. 처음에는 모든 게 낯설고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교회의 따뜻한 분위기와 말씀 속에서 조금씩 평안을 느끼기 시작했어. 신앙 생활은 나에게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줬어. 처음에는 기도와 예배가 어렵게 느껴졌지만, 점차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위로와 힘을 얻게 되었지. 교회에서의 시간은 내 삶에서 큰 축복이었어. 성도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교회의 사역에 참여하면서 나도 하나님의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물론 처음부터 신앙이 순탄했던 건 아니야. 가족 중에는 교회를 다니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 역시 믿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지. 하지만 매일 기도와 말씀 속에서 내 신앙은 조금씩 단단해졌어. 예전에는 무언가를 스스로 해결하려고만 했다면, 이제는 하나님께 맡기고 기다리는 법을 배웠지. 마지막으로, 신앙은 내게 항상 새로운 힘을 주는 원천이야.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을 붙들고 살아가는 동안, 나는 감사와 기쁨을 발견할 수 있었어. 그리고 언젠가 천국에서 하나님을 만날 날을 소망하며, 남은 삶도 믿음으로 채워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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