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이어진 삶

  • 김순조 권사님
    1934년 01월 01일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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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뿌리, 삶의 나침반이 되다

나는 어릴 적부터 우리 부모님 덕에 신앙을 쭉 지켜왔지. 우리 아버지가 영수였거든. 그때 일제강점기였는데, 주일날 학교에서 나무하러 가라 하니까 아버지가 나무는커녕 절대 가라 하지를 않으시더라고. 그래서 정학도 당하고, 참 어려운 시절이었어. 그래도 신앙이 있으니까 이 모든 걸 견딜 수 있었지. 만주에서도 살았고, 해방 후에 대구로 와서 살면서도 가난했지만, 하나님 믿고 여기까지 온 거야.

고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

도시에서만 살다가 시골로 오니까 처음엔 정말 깜짝 놀랐다니까. 부엌을 봤는데, 그저 손으로 휘젓는 풀무질로 나무에 불 지펴서 밥을 해야 하는데, 그런 건 난생 처음이었어. 밥을 하다 말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 그때가 겨울이었는데, 부엌이 얼마나 추운지 손발이 꽁꽁 얼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 살겠노? 소도 먹여야 하고, 남편은 밖에서 농사일 하니까 내가 집안일도 다 도맡아 해야 했어.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시골에 와서 그렇게 살림을 해야 한다는 게 참 어려웠다니까. 그래도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버티니까 결국 어떻게든 다 해냈어. 처음에는 부엌에서 밥짓는 것도, 소 돌보는 것도, 다 손에 안 익어서 참 힘들었는데, 사람 마음이란 게 또 적응이 되더라구. 이웃 사람들이 와서 도와주기도 하고, 어깨너머로 배우다 보니 차츰차츰 나아졌지. 하루는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기도했는데, 그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거야.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다 맡기고 열심히 살았더니 결국에는 다 이겨내더라고. 참, 그때를 생각하면 하나님이 참 나를 붙들어 주신 게 아닌가 싶어. 내가 이렇게 버틸 수 있었던 건 다 믿음 덕분이지. 신앙이 아니었으면, 아마 벌써 무너졌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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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유산, 자녀의 삶에 새겨지다

내가 자식들 다섯을 키우면서 제일 신경 쓴 건, 아이들한테 신앙을 가르치는 일이었어. 아이고, 그때는 정말 바빴지. 아침에 일어나면 소 먹이고 밭일하고, 집안일도 쉴 틈이 없었어도, 주일만큼은 무조건 교회 데리고 갔지. 아무리 바빠도 교회 가는 건 빠뜨리지 않았어. 아이들도 처음엔 뭐 잘 몰랐겠지만, 내가 어릴 때부터 하나님 말씀을 자주 들려주고, 주일학교 보내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신앙을 받아들이더라고. 교회 가기 싫다는 말은 애들 입에서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어. 그저 주일이면 다들 준비하고 가는 거지, 뭐. 우리 첫째는 지금 사업을 크게 하고 있는데, 참 고마운 게 신앙을 잘 지키면서 사업을 해. 둘째는 의사고, 셋째는 회사를 경영하고, 넷째는 안과 의사야. 그리고 막내는 교수로 일하고 있어. 내가 참 자식들을 위해 기도 많이 했지. 하나님께서 다 들어주셨는지, 그 애들이 다 자기 길을 잘 가면서도 신앙을 놓지 않더라구. 다들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사회에서도 인정받으면서도, 교회 생활은 늘 열심히 하니, 이보다 더 큰 복이 어딨어. 나는 그게 제일 큰 감사야. 자식들 키우는 동안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신앙이 자식들 마음에 뿌리내린 게 나한테는 가장 큰 축복이지. 아이들이 교회 다니면서 배우고 느낀 것들이 삶에 큰 도움이 되었을 거라 생각해. 내가 늘 기도하면서 바랐던 건, 애들이 세상에서 성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잘 사는 거였거든. 이제는 그 기도가 다 이루어진 것 같아. 내가 한 건 기도밖에 없었는데, 하나님이 참 복을 많이 주셨지. 자식들이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살아가는 걸 보니까, 그게 부모로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지 뭐.


섬김과 기도로 세워가는 가정의 화목

나는 우리 첫째 며느리가 얼마나 고맙고 귀한지 몰라. 처음에는 몸이 약해 보여 걱정이 많았는데, 시집와서 얼마나 잘하는지! 지금도 그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매주 반찬을 바리바리 싸들고 와. 우리 집안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어. 나는 우리 며느리 하나로도 정말 복받은 거지. 그 덕분에 우리 가족이 더 화목해졌어. 며느리가 신앙도 좋고, 집안일도 얼마나 잘하는지 몰라. 정말 기도 많이 한 보람이 있어. 또 손자, 손녀들과도 내가 얼마나 잘 지내는지 몰라. 애들이 얼마나 자주 와서 기타를 치면서 찬양도 하고, 그 시간이 내게는 정말 행복한 순간이야. 손주들이 다 믿음 안에서 자라니까 그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라. 내가 늘 기도해주면서 그 아이들이 하나님 안에서 복된 삶을 살길 바라는 게 내 가장 큰 소원이야. 나이가 들어가면서 손주들이 이렇게 자주 찾아오는 게 정말 큰 위로야. 이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해. 시어머니로서 나는 며느리들하고 참 잘 지내고 있어. 나는 늘 친정엄마처럼 며느리들을 대해주려고 했어. 그래서 그런지 우리 며느리들도 나를 잘 따라주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고 있어. 내가 기도하면서 가정이 화목하고, 서로 사랑하면서 살기를 바랐는데, 참 감사하게도 그 기도가 다 이루어진 거지. 우리 집안이 이렇게 잘 돌아가는 것도 다 하나님 은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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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여정, 천국에서 다시 만나기를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젠 떠날 날도 가까워 오는 것 같아. 그래도 슬퍼할 필요는 없지. 나는 믿음 안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갈 거니까. 다들 하나님 잘 믿고 천국에서 나중에 다 만나면 돼. 슬퍼하지 말고, 하나님 안에서 기쁘게 살아가길 바랄 뿐이야. 내가 늘 기도하는 것도 이거야. 우리 가족들, 교회 식구들 다 천국에서 다시 만나서 하나님께 감사하며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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