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자권사님

  • 김화자 권사님
    1942년 10월 31일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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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어릴 적 발걸음이 닿은 그 길에서 시작됐지

나는 여덟 살 무렵부터 교회를 다녔단다. 경남 함안 읍에 있는 오래된 교회였는데, 벌써 백 년도 훌쩍 넘었을 거야. 당시에는 별명도 없이 조용히 자란 아이였지만, 내 마음은 늘 예배당으로 향했지. 중간에 한동안 쉬기도 했지만, 열일곱 살이 되던 해에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정식으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어. 그때는 기도도 많이 했고, 하나님 앞에 나를 바치겠다는 마음도 있었단다. ‘나는 평생 주님 일만 하며 살아야겠다’ 생각했었지. 처녀 때는 성교사님들처럼 나도 하나님께 쓰임받고 싶었거든. 그런데 하나님은 또 다른 길로 인도하시더라. 스물다섯이 되던 해, 지금의 장로님을 만나게 되었고, 결혼하게 되었지. 그 길도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길이었음을 이제는 알아. 주님의 계획은 참 오묘하고 선하셔.

몸은 아팠어도 마음은 기도로 벽돌을 쌓았지

이 금곡교회는 30여 년 전, 성도들과 함께 손수 지은 교회야. 그때 나는 몸이 성치 않았어. 큰 수술만도 일곱 번을 받았거든. 그래도 하나님이 맡기신 일이니 멈출 수 없었지. 나는 교회 건축이 시작되던 날부터 하루하루 일지를 썼단다. 누가 일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식사 봉사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까지 하나하나 기록했어. 식사 준비는 여전도회가 구역을 나눠서 도맡았고, 나는 그걸 조율하고 기록하고, 재정도 챙기고, 헌금 내역까지 모두 정리했지. 아픈 몸을 이끌고 다녔지만, 그 시간이 참 감사했어. 교회는 2년 반 만에 완공되었고, 그 기록들은 지금도 내 보물 같아.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사명이기에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한 거야. 지금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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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함께 걷는 동역자를 선물로 주셨어

내 인생에서 가장 감사한 일은 장로님을 만난 거야. 젊은 시절부터 장로님은 교회를 세우는 일에 온 마음을 다했지. 함께 지은 교회만도 이 근방에 일곱 개나 돼. 나중엔 나이 들어서도 두 곳의 교회를 더 세우셨지. 나는 그 뒤에서 기도하며 내조했어. 몸이 성치 않아도 남편 따라 다니며 도왔고, 기도로 그 길을 함께 걸었단다. 장로님은 선교지에도 발이 닿았고, 80이 넘어서까지도 하나님의 일을 쉬지 않으셨어. 그 곁에서 나는 기도로 뒷받침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어.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큰 축복이 있다면, 바로 그분을 만나 함께 주님의 일을 했다는 거야. 부부가 함께 믿음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은혜야.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한 길이었어.


자녀는 기도로 키우는 하나님의 작품이지

내게는 아들 둘과 딸 하나, 셋의 자녀가 있어. 첫째 강훈이는 몸이 좋지 않지만, 지금도 회사를 경영하며 열심히 살고 있어. 나는 매일 기도해. 그 아이가 끝까지 믿음 지키고, 아버지가 하던 선교 사역을 이어가기를 말이야. 둘째 영지는 내 딸인데, 백합꽃처럼 곱고 믿음으로 잘 자라서 삼남매를 낳고 키웠단다. 사위는 먼저 하나님 품에 갔지만, 딸은 여전히 믿음 잃지 않고 잘 살아가고 있어. 삼남매도 주님 안에서 바르게 자라길 항상 기도하고 있어. 막내는 이신애 목사, 지금도 말씀 전하며 세계로 나아가 선교하고 있어. 34개의 교회를 물질로 돕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하나님이 정말 크신 일을 맡기셨다는 걸 느껴. 내 기도가 헛되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고, 앞으로도 자녀들을 위한 기도는 멈추지 않을 거야. 그 아이들이 하나님 뜻대로 살아가길, 그게 내 바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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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없이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나는 지금도 매일 새벽과 저녁에 기도드려. 교회, 자녀들, 나라, 선교지...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사명이 너무 많으니까. 몸은 늙고 힘들지만, 기도는 멈출 수 없어. 언제 주님이 나를 부르실지 모르지만, 그날까지는 믿음 지키며 살고 싶어. 주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서고 싶단다. 교회를 위해 기도하면서도, 우리 목사님과 성도들이 날마다 은혜받고 평안을 누리기를 간절히 구하고 있어. 그리고 언젠가 내 장례식에 와주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 “바쁜 중에도 와줘서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나는 살아 있는 동안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다 감당하려고 애썼고, 그게 나의 작은 순종이었어. 내 삶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또 믿음의 길에 한 줄기 빛이 되었기를 바란다. 그게 내 마지막 기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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