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은 못 섬깁니다 – 우상과의 단절, 믿음의 선언
시집살이 중 가장 힘들었던 건 제사 문제였어요. 명절이나 제삿날이 다가오면 며느리는 음식을 만들고, 제사상 앞에 절도 해야 했지요. 나는 마음속으로 늘 갈등했어요. 하나님을 알게 된 이후로는 더더욱, 그 앞에 무릎 꿇을 수가 없었어요. 어느 날, 시어머니가 제사 지내자고 하시는데 나는 조용히 대답했어요. “어머니, 저는 귀신은 못 섬깁니다.” 그 말이 얼마나 큰 용기였는지 몰라요. 시어머니는 깜짝 놀라셨고, 며느리가 할 말이 아니라고 하셨지요. 그날 이후로 집안 분위기는 싸늘해졌어요.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내 신앙을 숨길 수 없었어요. 남편도 처음엔 이해 못 했어요. “왜 굳이 일을 크게 만드느냐”고 했지만, 나는 마음을 굳게 먹었어요. 밤마다 기도하며 울었지요. “하나님, 이 집안을 복음으로 덮어주세요.” 사람들과 부딪히기보다, 기도로 하나하나 풀어나가고 싶었어요. 시간이 흐르며 마음이 조금씩 풀렸고, 나중엔 시어머니도 제사에 대해 강요하지 않으셨어요. 그때 느꼈어요. 믿음은 말보다 삶으로 전하는 것이라는 걸. 믿음 지키며 흘린 눈물 위에 하나님은 분명히 일하신다는 걸요. 그 말, "귀신은 못 섬깁니다"는 내 믿음의 선언이었고, 지금도 부끄럽지 않은 고백이에요.
시어머니의 변화, 믿음으로 이어진 며느리와 어머니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깊었던 그 시절, 나는 매일 기도했어요. "하나님, 우리 어머니 마음을 바꿔주세요." 억지로라도 절을 하라 하시던 분이었지만, 나는 끝까지 무릎 꿇지 않았지요. 대신, 따뜻하게 섬기고 묵묵히 일하면서 하나님 앞에 어머니를 올려드렸어요. 처음엔 냉랭했던 분위기가 어느새 조금씩 달라졌어요. 말은 없지만, 내 수고를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았고, 어느 날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네가 믿는 하나님이 참 하나님 같다.” 그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았지요. 내가 무언가를 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 마음을 만지신 거라 믿어요. 나중엔 어머니도 교회 문턱을 넘기 시작하셨어요. 예배는 끝까지 드리지 않으셔도, 교회에 함께 가자 하면 따라나서고, 찬송 소리를 들으면 눈을 감고 듣기도 하셨어요. 언젠가부터는 내가 기도할 때 옆에 앉아 조용히 손을 모으시던 그 모습이 지금도 기억나요. 사람의 마음은 사람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걸 그때 확실히 배웠어요. 내가 한 일이라곤 기도하고 기다린 것뿐이었어요. 하지만 하나님은 그 시간들을 기억하시고, 결국 변화의 열매를 주셨어요. 시어머니와의 갈등은 끝내 믿음의 연결고리가 되었고, 그 은혜는 지금도 제게 이어지고 있어요.
가정 복음화, 남편과 자녀까지 하나님께로
결혼하고 아이 낳고, 가정을 돌보는 일은 쉬운 게 아니었어요. 남편은 처음부터 신앙에 관심이 없었고, 아이들 데리고 교회 가는 것도 전부 제 몫이었지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예배드릴 땐 남편을 위해, 자녀들 이름 하나하나 불러가며 기도했어요. 남편은 교회라는 말만 들어도 표정이 굳었어요. 술 한 잔 걸치고 들어오는 날이면 “교회 좀 그만 가라”는 소리도 들었지요. 그럴수록 저는 더 기도했어요. “하나님, 이 사람 마음 좀 녹여주세요.” 억지로 끌고 가고 싶진 않았어요. 대신 삶으로 보여주고 싶었지요. 내가 먼저 바뀌고, 내가 웃고, 내가 섬기며 살면 언젠가 하나님이 그 마음을 여시리라 믿었어요. 시간이 지나고, 남편도 서서히 변했어요. 처음엔 멀찌감치 서 있다가, 나중엔 교회 문턱을 넘더니, 어느새 예배 자리에 함께 앉게 되었지요. 자녀들도 자연스럽게 믿음 안에서 자라났고, 지금은 손주들까지 주일학교를 다녀요. 그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나요. 하나님은 가정 전체를 돌보시는 분이셨어요. 가정은 작은 교회라고 하잖아요. 그 안에 믿음이 들어가면, 삶 전체가 달라져요. 남편을 위해, 자녀들을 위해 흘렸던 눈물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다 기억하고 계셨어요. 지금의 우리 가족은, 그 기도의 열매예요.
아들을 향한 눈물의 기도, 목회자의 길을 열다
내가 신앙생활 하며 가장 많이 기도한 사람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아들이에요. 어릴 적부터 마음이 여리고 예민했던 아이였는데, 사춘기가 오자 방황을 많이 했지요. 교회 가자 하면 싫다 하고, 집에서도 대화가 점점 줄어들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며 저는 매일 눈물로 기도했어요. “하나님, 이 아이를 주의 길로 인도해 주세요.” 아들이 군대에 간 후부터는 새벽마다 이름을 불러 기도했어요. 외롭진 않을까, 하나님 멀어지진 않을까 걱정이 되어 잠이 안 오더라고요. 편지를 써도 말씀 구절 하나라도 넣어보려 애썼고, 휴가 나올 때면 교회 같이 가자며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어요. 제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신 건,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였어요. 제대 후 어느 날, 아들이 먼저 교회 가자고 하더니, 시간이 지나 목회자의 길을 걷겠다고 고백했어요. 그 말을 듣고 저는 한참을 울었어요. 너무 감사해서, 너무 놀라워서. 지금 아들은 목사가 되어 말씀을 전하고 있어요. 설교하는 아들을 볼 때마다, 옛날에 기도하던 그 시절이 떠올라요. 저는 여전히 기도하는 어머니로 남아 있어요. 하나님은 기도를 잊지 않으시고, 자녀를 반드시 주의 길로 이끄신다는 걸 저는 제 삶으로 경험했어요.
기도 사역자로 살아온 시간들
나는 특별한 직함도, 앞에 서는 일도 없었지만, 늘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새벽이면 제일 먼저 예배당 문을 열고 들어가 무릎을 꿇었고, 아무도 없는 예배당에서 이름 하나하나 불러가며 기도했어요. 목사님, 장로님, 권사님들, 주일학교 아이들까지 모두 하나님 앞에 올려드렸지요. 예배가 시작되기 전부터 앉아 조용히 기도했고, 예배가 끝난 후에도 혼자 남아 감사기도를 드리곤 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고,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자리라 믿었기 때문이에요. 어떤 날은 교회 형편이 어려워 마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더 기도했어요. “하나님, 우리 교회 지켜주세요.” 한 번도 앞에 나서본 적 없지만, 뒤에서 교회를 붙드는 기도의 자리는 제게 너무나 소중했어요. 지금도 몸이 불편한 날이 있지만, 기도는 멈출 수 없어요. 집에서도, 병원에서도, 하나님께 중보하며 시간을 보내요. 사람들은 몰라도 하나님은 다 아시니까요. 기도는 내가 이 세상 떠나는 날까지 멈추지 않을 사명이에요. 기도하는 삶, 그것이 나의 평생 사역이었어요.
성경을 읽으며 우는 아흔의 믿음
나는 지금도 성경을 펼치면 눈물이 납니다. 글씨는 잘 안 보여도, 익숙한 구절들을 읽다 보면 마음이 뜨거워져요. 요한복음 3장 16절, 시편 23편… 그 말씀들은 내 삶 전체를 끌어안아주는 위로이고,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 증거예요. 젊었을 때는 성경이 어렵게 느껴졌어요. 그냥 좋은 말 같고, 이해도 안 됐지요.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눈물의 날들을 지나면서 성경 말씀이 마음에 박히기 시작했어요. 특히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말씀을 읽으면, 하나님이 직접 내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들렸어요. “내가 너와 함께하겠다.” 이 한 마디면 충분했지요. 지금은 아흔이 넘었지만, 말씀을 읽는 시간만큼은 내가 가장 젊어지는 시간이에요. 글자가 희미해져도 입으로 중얼중얼 외우고, 들었던 설교 말씀을 떠올리며 다시 새깁니다. 말씀 한 구절 붙잡고 하루를 견디고, 기쁨도 슬픔도 말씀 앞에서 풀어갑니다. 사람이 나이 들수록 육신은 약해지지만, 영은 더 깊어지는 것 같아요. 예전엔 바쁘다고 놓쳤던 말씀들이 이제는 더 귀하게 느껴지고, 하나님 말씀을 읽는 이 시간이 제게는 하늘의 양식 같아요. 성경을 읽을 수 있다는 것, 말씀을 붙들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내 믿음의 가장 큰 복입니다.
교회, 목사님, 다음 세대를 위한 기도는 나의 사명
나는 지금도 교회를 생각하면 마음이 뜨거워져요. 내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교회는 내 삶의 중심이었고, 기도의 이유였어요. 목사님이 단에 오르기 전부터 나는 이미 기도로 그 예배를 준비했고, 예배가 끝나면 다시 무릎 꿇고 다음 주를 위해 기도했어요. 요즘은 몸이 예전 같지 않지만, 기도만큼은 멈출 수 없어요. 새벽에 눈이 떠지면 제일 먼저 “하나님, 오늘도 우리 교회 지켜주세요”라고 기도해요. 목사님 건강, 말씀의 능력, 교회 일꾼들 이름 하나하나 떠올리며 올려드려요. 그리고 어린 아이들, 청년들까지도 빠짐없이 중보하지요. 이 아이들이 다음 세대의 믿음의 주역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예요. 젊었을 땐 내가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기도로 뒷받침하는 게 제 몫이라 생각해요. 사람들은 잘 모를지 몰라도, 하나님은 다 아세요. 내가 드린 기도, 눈물, 감사… 모두 하나님 앞에 기억되고 있음을 믿어요. 내가 이 세상 떠나는 날까지, 교회를 위해, 목사님을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기도하는 이 자리를 지키고 싶어요. 이 기도가 끊기지 않는 한, 교회는 살아 있고 하나님은 역사하실 거예요. 그 믿음 하나로 오늘도 나는 두 손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