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자 할머니

  • 조정자 님
    1934년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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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포항 항구동이다. 아버지가 옛날에 직장 다닐 때 전근을 다녀 온 데로 떠돌면서 다녔다. 그러다 21살에 여기로 시집을 왔다. 딸은 못 낳고 아들만 4명 낳았다. 자식들은 포항 시내에도 있고 흥해에도 있고 울산에도 있다. 큰 아들이 금년에 60살이다. 큰 아들 이름이 택호인데 보통 택호엄마라고 불렸다. 요즘은 손주가 용재라서 사람들이 용재할매라 부른다. 옛날에 시어른은 동팥댁이라고 불렀다.

시내에서 살다 시골로 시집와서 농사도 지을 줄 모르고 아는 게 없어 고생을 많이 했다. 노지에서 시금치농사를 지었다. 부직포를 덮어서 키웠는데 그렇게 키우면 색깔이예쁘기도 하지만 밭 위치 때문에 안 덮어놓으면 노루가 먹어버려서 그랬다. 요새는힘들어서 농사를 예전만큼 많이 짓지 않는다. 마을이 이주한다고 하는데 늙은이들은 갈 곳이 마땅치 않으니 이곳에서 여기 어른들하고지금처럼 같이 사는 게 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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